영원히 배우며 오늘을 산다

20.09.10

영원히 배우며 오늘을 산다 (유)노루표페인트 

창원시 양덕동, 여름의 태양처럼 선명한 주황색 건물에 초록색 노루페인트 간판이 반갑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건물 측면 간판의 ‘노루표페인트’는 정겨움을 더한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노루표페인트인 곳, 앞으로도 죽 그 이름을 이어갈 곳, (유)노루표페인트이다.




단순한 이력 속 화려한 역사 

하병규 사장의 이력은 매우 단순하다. 1979년 27세의 나이에 페인트 특약점을 차린 것이 42년 전. 그 후로 죽 (유)노루표페인트의 대표이사였다. 그러나 단순한 이력 속 역사는 화려하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대기업을 2년만에 제 발로 나와 창업 10년 만에 건물을 올리고 전국 최고 매출 신장세도 올렸다. 건축용으로 시작했으나 자동차 보수용 도료가 나오자 과감히 선회했다. 매출이 높아지고 사업은 순항에 들었으니 콧노래를 부르며 매일의 일상을 이어나가면 그만이었겠으나 그는 또다시 방향을 돌렸다. 돈에 대해 알만큼 알았으니 인간을 알아야겠다며 마흔줄에 대학원에 들어갔다. 철학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따고 정치외교를 배우러 박사과정을 밟았다. 도의원, 시의원에도 도전했다. 페인트 통에 둘러싸인 그의 사무실 책장에 첩첩이 꽂힌 책 중 한 권의 제목이 그의 인생을 압축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M. 토게이어)이다.




내가 아닌 모두를 위하다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병규 사장의 목소리는 풀무질하는 짧은 바람 소리를 닮았다. 열정에 불길을 당기는 빠르고, 단도직입적인 말투다. 42년 전의 창업도 그렇게 시작됐다. 직장 생활을 2년 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하나에 얽매이기보단 자유롭게 내 사업을 하고 싶었죠.” 작은아버지로 인해 알게 된 페인트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경남의 페인트 시장은 타 브랜드가 지배적이었다. 그 브랜드였다면 안정적으로 시작했겠지만 하병규 사장은 ㈜노루페인트를 택했다. “노루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앞으로 더 클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그의 선택은 이후로도 흔들린 적이 없다. 도전정신과 함께 그의 근간을 이룬 또다른 철학이 “한 우물만 파라.”는 것이다. “돌아가신 한정대 회장님의 지론과 겹치죠.” 하병규 사장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짧게 스쳤다. 페인트에 대한 집중, 기술에 대한 NOROO의 연구와 투자를 잘 알기에 신뢰와 협력으로 42년을 함께하며 더불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유)노루표페인트였지만 힘든 시기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다면 내리막도 있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긍정적 생각으로 고비를 기회로 만들었다. IMF도 그렇게 이겨냈다. “장사 잘되는 10년이 있으면 안되는 2~3년이 있는 법입니다. 빚을 싫어해서 현금을 비축해 두었기에 IMF 때 오히려 빛을 봤지요. 현금 거래에 앞장서 회사를 돕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권했습니다.” 혼자만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추구했기에 (유)노루표페인트와 노루페인트의 지금이 있는 것이리라. 


  


42년, 그리고 새로운 내일 하병규 사장의 열정과 도전정신은 딸 하하나 실장과 아들 하정훈 과장, 그리고 두 직원의 팀워크를 더해 미래로 달릴 엔진의 열기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학을 전공한 한정훈 과장은 자동차에 대한 전문 지식과 애정을 토대로 기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며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비하는 중이다. 노루페인트가 얼마 전 국내 최초로 출시한 워터큐 자동 조색 시스템을 빠르게 들이고 공업소 대표와 도장 반장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를 여는가 하면, 매일 시편을 제작해 최근까지 600여 개의 시편을 완성했다. “자동차 기술의 발전과 환경법의 변화에 따라 자보 시장은 재편되리라 생각합니다. 대형화, 체계화가 성패를 가르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신뢰와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아버지처럼 업계에 또 하나의 족적을 만들겠다는 하정훈 과장의 다짐이다. (유)노루표페인트를 담당하는 신승기 대리는 하정훈 과장의 열정과 전문성이 남다르다고 말한다. 하병규 사장의 구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드라이브 스루로 페인트를 바로 싣고 가거나 드론으로 배달하는 건 어떨까요?”라며 눈을 빛낸다. 이들의 연구와 도전이 계속되기에 (유)노루표페인트의 42년 역사는 앞으로도 긴 이야기를 갖게 될 것이다. (유)노루표페인트의 이름 속에 깃들 새로운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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